NEST OF GOOSE


DESIGN    NONESPACE
CONSTRUCTION    NONESPACE
PHOTOGRAPH    NONESPACE

SITE    28-4, Donhwamun-ro 11-gil, Jongno-gu, Seoul

USAGE    Wine Bar
“오래되어도 가치 있는 공간”

추운 겨울, 익선동 골목 안에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포근한 분위기가 우리를 감싸 안았다. 오랜 시간 사용하여 멋스럽게 흐른 양초, 다녀간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와인코르크와 와인, 잔잔한 음악과 조명. 기러기둥지와의 첫 만남이었다. 기러기둥지는 익선동에 위치한 산장 컨셉의 와인 바였다. 그들은 기존의 공간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기러기와 둥지가 갖고 있는 따뜻한 의미가 돋보이는 브랜드의 의미를 발전시키고자 하였다.

기본에 충실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와인을 제공하는 그들처럼 기본과 컨셉에 충실한 공간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였다. 옛 것,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담으면서 모두가 편안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산장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이어가며, 누구든 언제나 쉬었다 갈 수 있는‘숲 속 안에 작은 산장’이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었다.

컨텐츠인 와인의 단어‘빈티지’에 집중하였다. 빈티지는 본래 포도가 풍작인 해의 명성 높은 양조장에서 제조된 품격 있는 와인에 붙여주던 라벨을 의미한 말이었다. 점차 예술 분야로 확산되면서 ‘오래되어도 가치 있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는‘오래되어도 가치 있는 공간’으로 표현하였다. 전반적인 색채는 차분하면서 아늑한 고목의 분위기로 그 무게를 담아내고, 옛 것에서 오는 익숙함을 표현하기 위해 세월이 묻어있는 재료들을 사용하였다. 오래된 통나무와 찢어진 통가죽, 녹슨 램프, 오크통까지 작은 소품에도 의미를 담았다.

입구의 디자인은 산장의 의미처럼 온화하고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입구를 오래된 통나무를 쌓아올리고, 갈대를 심어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으며 상상해본 숲 속 안에 있는 산장을 그대로 표현하였다. 통나무에는 세월이 만들어준 색과 모양새가 멋스럽게 배어있고, 찢어진 통가죽은 불도장으로 마감한 뒤 오래된 대못에 무심히 걸쳐져있다.
입구와 와인바 내부를 연결시키는 전이 공간이 있다. 나뭇가지를 엮은 후 천장을 뒤덮어 브랜드 뜻인 둥지의 포근한 이미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천장에 매달린 나뭇가지를 사이로 낮에는 햇빛이 들어오면서 불특정한 모양의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밤에는 작은 빛들만 보이는 아늑한 둥지 모습 그 자체를 담아내었다. 그림자들이 모이고, 반사하고,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내어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자연적 요소를 넣었다.

남자 화장실은 ‘오래된 산장’의 이야기 창고이다. 벽난로 앞에 앉아 오래된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 느껴지는 서걱거리는 소리와 촉감을 천장에 표현하였다. 세면대에는 와인창고에 있는 오래된 오크통을 개조하여 와인과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반대편 여자 화장실의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면 새장과 흔들리는 양초, 푸른 식물들이 끝없이 이어져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숲은 남몰래 기러기들이 쉬었다가는 비밀의 공간이다.

추운 겨울 날 우리가 만난 기러기둥지의 분위기와 모습을 더 많은 이들이 느낄 수 있길 바라면서, 모든 이들이 편안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기러기둥지는 앞으로도 계속 그 자리에서 그대로의 모습으로 오래된 추억까지 기억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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