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  (Seonjam)


DESIGN    NONESPACE
CONSTRUCTION    NONESPACE
BRANDING    NONESPACE
PHOTOGRAPH    NONESPACE, Eenomsiki

SITE    156, Seongbuk-ro, Seongbuk-gu, Seoul
USAGE    Cafe
잠업을 위해 하늘에 선잠제를 올리던 선잠단지

성북동은 넉넉한 산자락을 배경으로 연이어 늘어선 성벽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사이트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선잠단지는 조선시대 종묘와 사직, 선농제와 더불어 국가에서 시행한 중요한 제사였던 선잠제(先蠶祭)를 시행하던 곳으로 풍요로운 잠업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지금도 20여 그루의 뽕나무가 자라고 있지만 대한제국 말에는 일제의 영향으로 제사를 축소시키고 수령이 400년 된 뽕나무도 사라지게 되었다.

선잠제는 인간에게 처음 양잠을 가르친 ‘서릉씨’를 모시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며, 조선시대 왕비가 손수 누에치기에 모범을 보여 양잠을 장려하는 문화다. 먼 옛날 ‘서릉씨’가 백성을 추위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도록 양잠과 직조를 가르쳤던 것처럼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여 민생을 살피는 애민 정책에 일환이기도 했다.



공간에 들어서면 선잠제의 다양한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입구의 명주실로 두른 손잡이는 손끝에 고운 감촉을 남기며,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홍살문을 형상화한 액운을 막아주고,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하는 붉은 실로 된 입구를 지나게 된다.

그 외에도 누에나방을 형상화한 소파, 직기를 모티브로 만든 누에실 조명, 누에고치를 속을 형상화하고 누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 뽕잎을 모티브로 만든 음료 등 성북동의 과거와 현재, 양잠업과 직물의 미학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잊혀 가는 문화를 감각의 전이를 통해 공감각적 심상에 이게 유도했는데, 1477년부터 이어져온 시간의 가치와 우리 문화를 이해하며, 서양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가득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홍전문(紅箭門)

카페 선잠의 입구로, 신성함과 격식이 있는 장소임을
나타내기 위한 표지로 세운 문이다.





선잠단(先蠶壇)

공간적으로 재현된 선잠의 터 위에서, 카페 선잠은 정성을 다해 음료를 만들고, 디저트를 만든다. 음식을 준비하고 유리 나방이 날아다니는 듯한 모습은 늦봄의 길한 뱀날(吉巳), 선잠(先蠶)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과 같다.





잠실 (蠶室)

새하얀 누에들 사이에 둘러 쌓인 곳. 뽕나무 숲 안쪽에 위치한 이 공간은 누에가 살기 좋은 풍요로운 환경이다. 누에의 방, 잠실(蠶室)에 머물며 새하얗고 둥근 누에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다. 공간의 시퀀스는 뽕나무 숲으로 이어지며 뽕나무와 누에가 가득한 공간이 어우러진다.





상림 (蟓林)

푸른 식물이 가득한 테이블은 누에를 양생하는 누에 틀의 형태로, 누에가 자라기 좋은 누에만 의 풍요로운 숲과 같은 공간이 된다. 테이블 아래의 식재들과 외부의 푸른 조경이 어우러지며, 뽕나무 숲 속에 있는 듯한 곳이다.





견직(絹織)

명주 장인이 베틀로 정성을 다해 섬세하게 명주를 직조하는 공방.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섬세하며 숭고한 명주 공예를 통해 만들어진 비단은 카페 선잠의 곳곳 에 자리잡고 있다. 직기 형태의 조명 오브제는 명주실이 짜이는 모습을 보이며, 명주 장인의 공방을 따스하게 비춘다.





천잠(天蠶)

누에나방은 하늘에서 내린 벌레라는 의미로 천잠(天蠶)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3만 개의 실은 하늘에서 내려 날개 짓을 하는 아름다운 누에 나방의 모습을 연출한다. 높은 천창에서 바닥에 떨어지는 실 그림자는 풀어헤쳐진 명주실의 모습과도 같아, 실을 뽑아 고치를 짓고 나방으로 변태 하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빛과 바람, 실이 함께 감응하며 수려하게 움직이는 실 나방 아래에서 살랑살랑 부는 누에 나방의 날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삼유(三幼)

삼유(三幼)는 누에가 잠을 자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공간에서는 외부의 빛과 소리가 일부 차단되어 어둡고 고요하며, 누에고치 모습의 조명들이 공간을 잔잔하게 밝히고 있다. 나방이 되기 전 고치와 번데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어둡고 고요한 분위기가 휴식을 전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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