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멘터리 ‘한국인의 밥상’의 감성적 이야기 안에는 느림의 미학이 있다. 각 지방만의 특별한 조리법, 사시사철과 지역성을 품은 재료, 천년의 역사를 지닌 식초, 젓갈, 장, 지의 조화는 바쁜 일상 속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밥을 짓는다는 것은 그릇을 비운 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고, 조미료가 강하면 재료 본연의 맛이 사라지는 것처럼 공간 또한 그렇다.
‘한국인의 밥상’과 같은 화려한 치장보다는 무위를 통한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소박하고 자유로운 디자인을 추구하고, 한국 전통 공간이 비움으로써 자연과 사람을 끌어들여 소통했던 것처럼, 전통 공간의 표피적인 모사가 아닌 실재적인 정체성을 담으려 했다.